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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소한 일상을 담다.
♣ ... 2009년 뉴질랜드 남, 북섬 여행

뉴질랜드 남섬 - 푸카키 호수

by 들국화/유채 2020. 10. 2.

2009년 11월 22일 - 여행4일차 (2편)

 

푸카키 Visitor Center에서 하차하여 푸카키 호수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카메라에 담고 또 담는다. 성이 차지 않아 눈과 머리와 가슴에도 채워 넣는다. 아니 우겨 넣고 또 쑤셔 넣는다. 높은 하늘은 파래서 눈이 부시고, 멀리 마운트 쿡은 하얘서 눈이 부시며, 눈 아래 호수는 파란색과 하얀색이 합해져서 눈이 부시다. 두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오래오래 머무르고 싶다.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버스에 오른다.

 

 

 

 

 

 

 

 

 

 

 

 

 

 

 

 

 

 

 

 

 

 

 

 

 

 

 

 

한편, 손 경 여사는 푸카키 호수의 아름다움을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푸른 감옥

뉴질랜드 푸카키 호수에서

 

세상의 아름다운 말들을

다 가두고

허망하게 만들고

 

허술한 육신하며

외로꼬인 고집덩어리를

푸른 동공으로

다 삼켜버리고

 

결국은 잊혀져가는 사람까지도

다시 붙들어 오는

, 몹쓸

밀키블루 호수 감옥

 

 

목장 안에 흩어져 풀을 뜯어먹는 양들의 한가로운 모습이 보인다. 양들은 시력이 나빠 고개 들어 멀리 쳐다보는 일이 거의 없다. 이동할 때도 앞선 녀석의 뒤꿈치만 보고 따라가고 온종일 고개 숙인 채 풀을 뜯어댄다. 그래서 사람들은 양을 순하면서 겸손하다고 말한다. 차창 밖 멀리 홀스타인 검정 젖소들의 일렬횡대 이동모습이 보인다. 오후 4시다. 시간상 소들이 젖 짜는 장소로 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사람들 모습은 어디에고 안 보인다. 소들이 스스로 알아서 가고 있거나 아니면 아마도 개가 사람대신 소를 몰고 있을 것이다. 갑자기 차안이 조용하다는 생각이 들어 뒤돌아보니 긴장들이 풀어졌는지 각자 편한 자세로 곤히 잠들어 있다. 뒤편에 앉아있던 호석이가 내게 와서 카메라를 빌려가서는 잠자는 사람을 모조리 찍고 되돌려준다. 열어 보니 그다지 아름다운 모습들은 아니다. 공개하기 민망하니 집에 돌아가면 컴퓨터에 저장하고 나 혼자 오래오래 두고두고 열어 보련다. 왼쪽 창밖으로 단선철도가 우리버스와 나란히 대평원을 달려간다. 좌우로 가까운 들이나 먼 산중턱에 양목장, 소목장, 말목장, 사슴목장 들이 다가왔다 멀어져간다. 아무리 목을 빼고 눈을 돌려 둘러보아도 대평원의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푸르기만 하다.

 

 

 

 

 

 

드디어 오후 5시가 넘어 크라이스트 쳐치에 도착했다. 거리가 활기찬 것이 이제 사람 사는 동네에 다시 온 것 같다. 공무원이나 직장인들은 오후 4시부터 5시 사이에 퇴근 한단다. 전직 TV탈렌트가 운영하는 한인 면세점에 들어가니 40대 후반의 건장한 미남이 눈에 익어 보인다. 고급 양모의류 즉석 모델로 주증애, 김인순 두 여성들과 윤수가 선발되었다. 입은 옷 들이 모두 잘 어울렸고 멋진 워킹을 보여 박수를 받았다. 전문가의 지도를 받아 앙드레 김의 Senior Fashion Show 에 나가보아도 무난할 듯싶다. 양모의류는 고가품이라 마누카 꿀, 프로폴리스, 유황연고에 관심들을 보였다.

 

 

 

 

 

 

 

 

곧바로 국내선 공항으로 이동하여 3일간 안전운행을 하여준 <로쓰> <앤드류> 형제와 헤어지고, 1930분 오클랜드행 NZ 546 항공기 탑승수속을 마쳤다. 남섬 가이드 임명규씨와의 동행은 여기까지다. 최병호 부부와 잠시 인연을 맺기도 하였던 그는 27년 전 젊은 나이에 이곳으로 이민 와 열심히 일하며 살아왔고, 현재 딸은 영국에 아들은 호주에 유학 보내고 부부만이 이곳에 살고 있는 자랑스러운 大韓民國人 이민 1세대 리더로서 적어도 남섬에서는 그를 모르는 한국인이 없을 정도이다. 우리들은 그의 헌신적 관광안내에 깊이 감사하고 건강과 행운을 빌며 석별의 인사를 나누었다. 會者定離!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게 됨이 우리네 人生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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