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소소한 일상을 담다.
♣ ... 2009년 뉴질랜드 남, 북섬 여행

뉴질랜드 남섬 - 밀포드 사운드 가는길에...

by 들국화/유채 2020. 10. 2.

2009년 11월 23일 - 여행3일차 (1편)

1123일 짐을 호텔에 놓아둔 채 아침 610분에 출발한 우리는 왼쪽에 리마커블과 오른쪽 와카티푸 호수 사이에 놓인 6번 도로를 따라 남섬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밀포드사운드(Milford Sound)로 향했다. 모스번(Mossburn)에서 94번 도로로 옮겨 타고 서쪽으로 달리니 배산회 내변산 추계산행시 김제평야에서 보았던 곤포싸일리지(건초묶음)가 들판에 즐비하게 흩어져있다. 완만하게 경사진 산 전체가 온통 희귀 모양의 황금빛 터석(Tussock)풀로 뒤덮여 바람에 파도같이 물결친다. 터석은 현재는 관상용 풀로서 과거 오랫동안 마오리족이 돗자리, 雨裝등을 만들어 사용하는 등 유용한 식물이었다. 테 아나우(Te Anau)에 도착하니 면적이 352k에 길이가 62되는 테 아나우 호수가 앞에 펼쳐진다. 마오리어로는 不貞의 호수라는 의미라고 한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는데 밀포드까지는 119km를 더 가야 한다. 차에 올라 북으로 40분을 달려 피오르드 바람을 선사한다는 국내 회사 에어콘 CF촬영 장소에 이르니 바람은 세차게 몰아쳐오는데 비는 멈추고 왼쪽 가까이의 무명산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무지개가 손에 잡힐 듯 낮게 떠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늦으면 사라져 후회할세라 아치형 무지개 안으로 들어가 사진 찍느라 너도나도 너무나도 바빴다. 吉兆이렸다.

 

 

 

 

 

 

 

 

 

 

 

 

 

 

 

 

 

 

 

 

 

 

 

 

 

버스는 왼쪽으로는 고사리 절벽, 오른쪽 아래로는 까마득한 낭떠러지인 원시림 속의 1차선 도로를 곡예 부리듯 꼬불꼬불 돌며 달린다. 마치 백담사 계곡을 지나는 것 같다. 이런 곳을 제한속도 100km로 해놓은 것은 이해가 안 간다. 사방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서는 실개천 같은 수많은 폭포수가 마치 하얀 실타래를 늘어뜨려 놓은 양 힘차고 줄기차게 흘러내린다. 비가 많이 오면 많이 오는 대로 안 오면 안 오는 대로 멋진 장면을 연출한다.’하던 가이드의 말의 의미를 이제야 알겠다. 군데군데 눈사태와 나무사태가 난 곳도 눈에 띈다. 나무사태는 눈사태와 달리 자연 발생적인 진기한 현상이다. 표토층이 얇은 곳에서는 이곳 너도밤나무들이 뿌리를 얼기설기 얽혀 서로를 지지하게 되는데, 비나 눈이 많이 온 후 뿌리 지탱이 힘들 때에 단단한 바위땅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가 쓰러지면서 다른 나무와 뿌리를 같이 끌어당기며 산 아래로 떨어져 내리는 것이다. 보이는 것들마다 몽땅 다 눈에 담아가고 싶다.

 

마시면 10년 젊어진다는 원숭이 개울(Monkey Creek)에서 개울물을 떠 마시는데 뒤따라 도착한 중국 관광객들이 조금 위쪽에서 손 씻고 물도 뜬다. 그러나 물이 워낙 깨끗해서 신경 쓸 일이 아니다. 내리막 경사의 호머 터널(Homer Tunnel)앞에 잠시 내렸다. 좌측으로 눈사태로 눈이 많이 쌓여있는데 신기하게도 연푸른 색을 띠고 있다. 터널은 일방통행이라서 양쪽이 15분 간격으로 교대로 진입한다. 터널을 빠져나오니 안개비가 내려 매우 음습하고 사방이 거무죽죽한 산으로 병풍을 친 가운데 도처에 폭포수가 흘러내려 다른 이상한 세계에 들어온 듯싶었다. 좁은 평지에 빙 둘러서서 배재교가를 우렁차게 2회 연속 불렀다. 소리는 계곡 아래로 울려 퍼지고 외국인 관광객들은 뭔 일인가 의아스런 눈빛으로 쳐다보는데, 먹이를 주워 먹던 케아라는 잉꼬인지 앵무새인지가 케아” “케아소리내며 박자를 맞춘다. 터널 저편에도 한 마리가 있던데, 암수 한 쌍인가 보다. 그 이름도 거룩한 培材로다.

 

 

 

 

 

 

 

 

 

 

 

 

 

 

 

 

 

 

 

 

 

 

 

 

 

 

 

 

 

 

 

 

 

 

여기서 잠시 밀포드 도로와 호머 터널에 대해 언급하련다. 밀포드 사운드로 가는 길을 닦기 시작한 것은 1930년이며, 세계 제 2차 대전으로 공사가 지연되어 1954년에 완성되었고, 호머 터널은 1935년에 시작되어 1954년에 완성되며 공식적으로 도로 전 구간이 개통되었다. 바위산을 아래로 뚫어 내려가는 터널공사를 하는 동안 바위가 크게 부서지면서 녹은 눈이 터널로 유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 당시 눈이 녹으면서 작업장에 엄청난 양의 물이 고여 도저히 퍼낼 수가 없어 강 아래 발전소 장비를 이용하여 물을 퍼내야했고, 또한 잦은 눈사태로 터널 입구에 철근 콘크리트 문을 만들어 대비하였다. 호머 터널은 길이 1270m에 바닥은 밀포드를 향해서 5.7도 경사져 있으며 원래는 왕복 2차선 도로이나 차선을 그어놓지 않아 양쪽으로 교행하지는 않는다.

 

2편으로이어 집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