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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소한 일상을 담다.
♣... 2011년 스페인, 포르투칼

스페인 -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by 들국화/유채 2020. 9. 19.

616() 여행의 여섯째 날 -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성당)

감동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태로 가우디의 미완성대작(未完成大作)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Templo de la Sagrada Familia (Holy Family)에 도착했다. 성가족(聖家族 : Holy Family)이란 성모 마리아, 요셉, 예수 그리스도로 구성되는 가족을 의미한다. 흔히 기독교적 모범가족이란 의미로도 쓰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성가(聖家) 수녀원, 성가 병원 등의 가톨릭계 시설에서 그 이름이 사용됨을 볼 수 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본래 프란시스코 비야르가 계획하여 1882319일 요셉의 날에 첫 삽을 떴으나 그 다음 해에 31세의 가우디가 건축임무를 부여 받았다. 이 성당은 정면을 그리스도의 탄생, 그리스도의 수난, 그리스도의 영광을 나타내는 세 개의 파사드(Facade: 건물의 출입구가 있는 전면부)로 설계하고 각 파사드마다 종탑 4개씩 총12개 종탑을 세워 12제자를 나타내고자 하였으나, 그가 생전에 완성한 것은 탄생파사드와 지하성당뿐이다.

 

우선 건물 전체를 사진 한 장에 담을 수 있도록 좀 떨어진 장소로 물러나와 카메라맨 병호의 호명(呼名)에 따라 한 쌍씩 포즈를 취했다. 그리고는 탄생의 문(Nativity Facade) 입구로 몰려갔다. 현지 관광안내원 마리안느 아주머니의 한국어 구사력(驅使力)이 예사롭지 않다. 중앙의 장식창틀(central archivolt)에는 성가족인 예수와 마리아 그리고 요셉이 주변에 노래하는 천사들에 의해 둘러싸여 있고, 그 오른쪽에는 동방박사와 양치기들이 경배를 드리고 있으며, 왼쪽 편으로는 천사들이 트럼펫을 불어 아기예수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그 위에는 수태 고지(The Annunciation)장면이 조각되어 있고, 더 위에는 마리아의 대관식(The Coronation) 장면이 있다. 문을 통해 성당 내부로 들어가니 기둥과 천장들이 나무의 줄기, 옹이, 잎사귀, 꽃잎 등의 형상을 하고 있어 마치 울창한 숲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받는다. 아직 공사 중이라서 그런지 성당에 좌석들이 고정 배치되어 있지는 않고 넓은 실내공간에 간이의자를 놓고 미사를 보게 되어 있다.

 

 

 

192667일 이른 새벽에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건설현장 숙소에서 나와 새벽미사를 드리러 가던 가우디를 전차가 치고 지나갔다. 미사를 드리러 가던 한 여인이 그를 발견하여 뒤 늦게 병원에 옮겨졌으나 행려병자로 오인되어 제대로 치료 한 번 못 받고 죽어 행려병자 영안실에 버려졌다. 그의 시신은 이틀이 지나서야 파밀리아 성당 건설인부들의 수소문으로 발견되었다. 그의 뜻하지 않은 사망으로 공사는 수년간 중단되었고 스페인내전 중에 그의 설계도면 마저 일부가 소실되었다. 공사는 1940년에 재개되었고, 1954년부터 이어받아 수난의 문을 제작한 조각가 요셉 수비라치(Josep Subarachs)가 현재까지도 열정을 쏟고 있다. 희한한 것은 그가 출생한 날이 가우디가 사망한 날이기 때문에 가우디가 환생한 것으로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그리스도의 탄생수난’ 2개의 파사드와 8개의 종탑을 볼 수 있고 영광파사드는 근년에 와서 착공하였다. 가우디는 지하성당에 누워 천천히 진행중인 성당 건설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공사는 주로 입장료와 공사 협력자들의 기부금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언제 완성될지는 하느님만이 알고 있다.

 

 

 

 

제대(祭臺), 설교단(說敎壇), 주교의 좌석(Bishop‘s throne)이 있는 중앙제단은 일반적인 가톨릭 성당에 비해 단순하면서도 깔끔한 분위기이다. 지하실을 지나며 지하 예배당과 가우디의 설계도면, 조각물 등을 구경하고 수난의 문(Passion Facade)으로 나왔다. 탄생의 문이 곡선으로 부드럽고 정교하게 조각이 이루어진 것에 반하여, 수난의 문의 조각상은 모가 나고 골격만 남아 어딘가 슬픔을 나타내고 있다. 십자가를 지고 길을 가는 예수,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예수에게 키스하는 유다, 예수를 재판하고 손을 씻는 로마총독 빌라도 등의 장면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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