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칼 - 리스본/까보다 로카

6월 15일(수) 여행의 다섯째 날 - 리스본/까보다 로카

 

버스는 해안가를 따라가다가 모래언덕이 많은 곳에 이르러 산속으로 들어가더니 꾸불꾸불 산길을 돌며 올라갔다. 바다를 낀 작은 언덕에는 하얀 벽에 연한 갈색 지붕을 한 여러 채의 건물이 있고 빨간 원통형 등대가 우뚝 솟아있다. 유럽 대륙의 최서단(崔西端) 까보다 로카(Cabo da Roca) 에 도착한 것이다. 아래쪽으로 144m 높이의 절벽위에는 꼭대기에 십자가를 세운 사각 석탑이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와 세찬 해풍을 등지고 서 있다. 밑 부분은 넓고 위로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것이 경주의 첨성대 같은 형상이다. 대서양을 향한 측면에 석판이 붙어있는데 하단에는 이곳의 좌표가 적혀있고 상단에는 포르투갈의 유명시인 카몽이스의 시구(詩句)가 새겨져 있다.
『 보라!
여기는 포르투갈이니, 이곳에서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된다. 』

벼랑 끝 낮은 돌담 바로 안쪽에는 지도교수와 대학생들로 보이는 일본인 8명이 주변 풍경을 화폭에 담고 있다. 언덕 위 등대와 그 왼쪽 바다와 만나는 절벽 주위의 풍경이 환상적이다. 이 석탑에서 서쪽으로 곧장 4,800km를 가면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을 만나게 된다고 한다. 각자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가 사진을 찍고는 세 번째로 ‘체리 빨리 많이 먹기’를 실시한다. 관광안내소에서는 까보다 로카 방문기념 증명서를 유료로 발급해준다. 기념품상점의 자기(磁器)로 만들어 진한 색상을 입힌 ‘닭’ 은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하여 불티나게 팔리고, 코르크 나무판 가운데에 채색타일이 박힌 냄비받침도 인기가 매우 좋았다. 포르투갈은 산지(山地)가 36% 차지하는데 그중 40%가 코르크나무 재배지라서 이것이 국토가 사막화(沙漠化)되는 것을 막아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