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소소한 일상을 담다.
♣... 2013년 터키여행

터키 - 차낙칼레, 이스탄불

by 들국화/유채 2020. 9. 4.

 

1020() 여행 7일차 - 차낙칼레/이스탄불

 

아시아의 차낙칼레에서 다르다넬스(Dardanelles) 해협을 건너 유럽의 겔리볼루 반도로 들어가기 위해 우리들은 새벽잠을 설치며 랍세키(Lapseki)항으로 달려갔지만 7시 첫 출항 페리를 간발(間髮)의 차()로 놓치고 말았다. 후속 페리에 승선하여 우리는 작고 아름다운 항구마을 겔리볼루(Gelibolu)에 도착하였다. 가장 좁은 다르다넬스 해협의 폭은 1500m도 채 안 된다. 겔리볼루 반도는 지난 1000년의 세월동안 이스탄불로 이어지는 핵심관문이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호주, 뉴질랜드, 인도 연합군이 겔리볼루 반도에 상륙했으나 터키군(오스만 군대)과의 치열한 전투에서 성공적으로 저지한 지휘관이 무스타파 케말 대령((후일 아타튀르크(터키의 아버지))이다. 그의 눈부신 전공으로 케말은 파사(장군)로 진급한다. 19161월까지 계속된 처참한 겔리볼루 전투에서 사망자 수만 해도 대영제국 약 36천명, 프랑스군 47천명이고 터키군은 87천명에 달한다.

 

버스는 겔리볼루 반도를 지나 아이딕에서 잠시 휴게소에 들른 다음 마르마라 해해안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계속 달려 마침내 2500km 터키 대장정(大長征)의 종착지인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관광 첫날 점식식사를 했던 파타라 레스토랑에 다시 들어가 이번에는 고등어 케밥으로 포식을 했다. 인근해안 도로변 어시장(魚市場)으로 나가니 갈매기들이 주변 상공을 어지럽게 날아다니는데 그 수()를 어림잡을 수조차 없다. 그렇게 많은 갈매기 무리는 난생 처음 본다.

 

 

 

 

 

 

 

 

 

 

관광 첫날에 왔던 히포드럼을 벗어나 <블루모스크>로 간다. 정식 이름은 술탄 아흐메트 자미(Sultan Ahmet Camii)’이다. ‘자미는 이슬람 사원을 말하는데 터키어로 꿇어 엎드려 경배하는 곳이라는 뜻이란다. 웅장한 규모의 안뜰로 들어서니 육중하고 아름다운 곡선과 완벽한 비율로 멋스러운 자태를 뽐내는 모스크 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블루모스크에는 6개의 미나레트(첨탑)가 있는 것이 특이하다. 첨탑이 4개 이상은 술탄이 지은 것이라 하는데, 원래 이슬람교의 성지 메카의 모스크에만 첨탑 6개를 세우는 것이란다. 벽들은 수 십 만개의 이즈닉 타일(Iznik tile)로 치장되어 있어 "Blue Mosque"라고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당시 이슬람이나 유럽 국가들은 부()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중국에서 들여온 청화 백자를 소유했는데 이를 대신해서 이즈닉 지역에서 생산됐던 백색 바탕에 푸른색 안료로 문양을 그려넣은 이즈닉 타일을 이용해 부와 화려함을 표현했다고 한다. 건물 우측으로 걸어가다 보니 건물 외벽 하단에 수도꼭지들이 일정간격으로 달려 있고 그 아래 작은 배수로가 있는데 돌의자에 사람들이 앉아 손발을 닦고 있다. 신도들이 사원에 들어가 경배 드리기에 앞서 몸을 청결히 하는 것이란다.

 

 

신도들만 중앙입구로 입장하고 우리들은 다른 관광객들과 함께 남문으로 가서 비닐봉지를 받아 신발을 넣어들고 안으로 들어간다. 모스크 내부도 웅장하기 그지없다. 높이 43m, 직경 34m의 거대한 중앙돔을 4개의 중간돔과 4개의 코끼리 발기둥이 안정적이고 견고하게 지지해주고 있다. 돔 아래 벽을 장식하고 있는 260개의 채색창과 거대한 샹들리에가 찬란하게 빛을 발한다. 설교단(說敎壇)은 진주(珍珠)들로 장식되고 2층 창까지의 내벽과 기둥들은 여러 형태의 화려한 타일들로 덮어씌워져 있다. 융단이 바닥전체를 덮고 있고 내벽에 붙여지은 소예배당마다 신도들이 들어앉아 기도드리고 있다. 건물 밖으로 나와 잘 가꾼 정원에서 사진을 찍는다. 열 살 가량의 사내아이가 흰색의 화려한 술탄 아흐메트 복장으로 어머니와 함께 있다. 빙 둘러선 관광객들의 카메라 세례에 아이는 부끄러워 몸 둘 바를 모르고, 아이 어머니는 너무나 자랑스러워 어쩔 줄 모른다. 아흐메트는 13세의 나이에 제국 황제의 자리에 올라 이 모스크가 완공되고 1년 후 27세에 요절하였다.

 

예정된 방문지는 아직도 많은데 하루해가 너무 짧다. 낚시꾼들이 몰려 있는 갈라타 다리를 건너 서둘러 돌마바흐체 궁전(Dolmabahce Palace)으로 간다. 정문 앞에는 대형 시계탑이 있고 정문에는 대리석을 사용한 섬세하고 화려한 조각장식들이 돋보인다. 이 궁전은 세계에서 가장 호화로운 궁전의 하나로 프랑스의 베르사이유 궁전을 모방하여 만들었다 보스포러스 해협 바다를 메운 곳에 세워져 바다위에 궁전이라고도 불리며 총길이가 600m에 달한다. 궁전 내부를 장식하기 위하여 순금 14톤과 은 40톤이 사용되어 화려함이 베르사이유 궁전을 능가한다고 한다. 정문 안으로 들어서니 각종 수목과 화초로 뒤덮인 정원이 있고, 중앙 연못 한가운데 있는 분수대 위 다섯 마리의 조류조각상 주둥이에서 뿜어 나오는 물줄기가 시원함을 더해준다.

 

 

입장할 때 비닐 덧신을 착용하고 사진촬영은 금지다. 궁전은 호화로운 의전용 건물과 하렘(harem: 궁전 여인들의 내궁)으로 나뉜다. 3층으로 된 건물 속에는 285개의 방과 43개의 홀(hall)이 있으며 홀과 방에는 고급 카펫이 깔려 있고 샹들리에와 촛대가 있으며 560점이나 되는 그림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천장 높이가 36m나 되는 대형홀에는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선사한 750개 전구로 장식된 크리스탈 샹들리에가 걸려 있다. 오스만 제국 술탄들이 사용하던 이 궁전은 터키공화국이 된 후, 터키 건국의 아버지로 칭송받는 케말 대통령의 관저로 사용했다. 19381110일 그가 사망할 때까지 집무실로 사용하던 방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의미에서 지금도 돌마바흐체 내부에 전시된 시계들은 모두 그의 사망시각인 95분에서 멈추어 있다. 건물 밖으로 나와 보스포러스 해협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는다. 비스듬히 쏟아지는 가을 햇살에 보스포러스 해협 은빛 물결이 춤을 춘다. 새파란 하늘과 시퍼런 바다가 맞닿는 건너편 아시아 쪽으로 위스퀴다르 항구마을이 오른쪽으로 뻗어나가다 바닷물 속으로 사라진다. 정원에서 어느 곳 하나도 포토 존(photo zone) 아닌 곳이 없다.

 

 

 

 

 

 

 

 

 

 

 

 

 

 

 

 

해안가 도로변에서 건물정면 간판에 태극기가 그려진 고려정이란 식당에 들어가 백반정식을 주문한다. 일주일 만에 먹어보는 우리나라 음식이라 상차림은 허접했으나 즐겁게 먹었다. 식당 우측으로 ‘Naturel’ 이란 상호(商號)의 간판이 보인다. 어제 아침 에페스 못미처에서 들렀던 의류회사의 이스탄불 영업점포로서 우리 회원 중 한 사람이 수선 요구했던 상품을 전해 받기로 되어 있는 곳이다. 내일 오후 출국 전 공항에서 받기로 하고 신규 주문을 넣는 회원들도 있다.

 

 

 

 

 

 

 

 

 

 

 

 

 

 

 

 

 

예약된 타이타닉(Titanic) 호텔에 체크인 하였다. 도심에서 다소 떨어진 곳이다. 터키에서의 마지막 밤이라 그런지 그냥 숙소에 있기가 왠지 서운하다. 프론트에서 만나 큰 길로 나와 무작정 걸었다. 일요일인데다 밤바람도 스산하고 변두리라 그런가 밤거리가 한산하다. 도로 양쪽으로 불 꺼진 자동차 부품상이 계속 이어진다. 한참을 걸어가도 문을 열어 놓은 술집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이슬람교 국가이지 않은가 말이다! 그렇다면, 찻집은 왜 없는 거야! 이따금 영업 중인 소형마트만이 눈에 띌 뿐이다. 왔던 길로 되돌아와 헤어져 일찌감치 객실로 올라갔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기억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는 나는 오늘 밤에도 오늘 하루동안 보고, 듣고, 느낀 바를 요점정리 해둔다. 뉴질랜드와 스페인/포르투갈에 이어 이번이 마지막 여행기가 될 것이다.

'♣... 2013년 터키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터키 - 이스탄불  (0) 2020.09.04
터키 - 에페스, 트로이  (0) 2020.09.04
터키 - 에페스,트로이  (0) 2020.09.04
터키 - 안탈리아 ,파묵칼레  (0) 2020.09.03
터키 - 안탈리아, 파묵칼레  (0) 2020.09.0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