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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소한 일상을 담다.
♣... 2013년 터키여행

터키 - 콘아 / 안탈리아

by 들국화/유채 2020. 9. 3.

20131017() 여행 4일차 - 콘야/안탈리아

새벽 430분에 1층 로비로 내려와 잠시 건물 밖으로 나서니 하늘에 구름은 별로 끼지 않았는데 바람에 정원수 나뭇잎들이 파르르 떨고 있다. 팀원들 모두 짐을 가지고 내려와 호텔로비에 집결하였다. 열기구 회사와 통화한 현지인솔자는 현재 카파도키아의 기상상태가 안 좋으니 좀 더 지켜보고 515분에 운행가능여부를 알려주기로 했다고 전한다. 우리는 현지 사정이 호전되어 다소 늦게라도 열기구를 탈 수 있기를 바라며 반시간을 더 기다린다. 마침내 열기구회사로부터 기류악화로 운행을 취소한다는 최후통첩이 왔다. 회원들 얼굴에 실망의 빛이 역력했고 쳐진 어깨로 무거워진 가방을 끌고 객실로 다시 올라갔다. 특히 두 번째 터키 방문에서도 열기구탑승 기회를 상실한 은순, 정순, 정수 씨의 낙담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침식사를 끝낸 우리들은 지중해 서부해안에 있는 안탈리아(Antalya)를 향해 930분 호텔을 떠났다. 8시간을 버스로 이동해야 한단다. 도로변에 규모가 엄청 큰 공장이 있어 자세히 보니 잎을 따낸 사탕무를 실어 놓은 트럭들이 공장 진입도로에 줄줄이 늘어서 있다. 설탕제조공장인 것이다. 가도 가도 양편에 밀밭과 사탕무밭 옥수수밭 벌판이 끝없이 이어지고 하늘과 맞닿은 지평선만 보인다. 400km에 이르는 곡창지대이다. 해발 1000m 고지에 위치한 130만 명 인구의 콘야가 가까워진다. 콘야를 로마인들은 이코니움이라 불렀고, 터키인들이 콘야라고 불렀다. 이코니움은 <성 베드로>가 몇 차례 다녀간 곳이다. 사방으로 통하는 교통의 요충지로 특히 지중해의 항구도시 안탈리아로 가는 경유지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대상(隊商: Caravan)의 숙소가 남아있는 곳이며 13세기 셀주크 시대에는 한 때 수도이기도 하였다.

 

 

휴게소에서 하차하니 건물 꼭대기와 주차장 대형 안내광고판 등 곳곳에 세마(하늘)’라고 하는 춤을 추는 인형들이 보인다. 세마춤(sema dance)은 이슬람교 메블라나교단(敎團)의 의식으로 신과의 합일(合一)을 상징하는 춤이며 유네스코의 제3차 세계무형문화유산에도 포함되었다. 원통형의 모자를 쓰고 흰 옷을 입고는 신을 찬미하는 시와 율동이 어우러진 가운데 빙글빙글 돌며 추는 춤이다. 팔을 양쪽으로 벌리고 오른손바닥은 하늘을 향하여 하늘의 축복을 받고, 왼손바닥은 땅을 향하게 하여 축복을 땅으로 전달한다. 강당크기만한 널찍한 음식점(GUNTER)으로 들어가 뷔페음식을 먹었다. 쌀밥도 제공되므로 준비해온 김, 소고기볶음 고추장, 깻잎장아찌 등으로 한국형 터키식사를 하였다. 캔 사이다(Sprite) 하나를 집어다 마셨더니 종업원들이 4달러를 요구한다. 터키에서 화장실은 대부분 유료(有料)이고 사용료는 1인당 1터키리라이다. 남자는 Bay(바이), 여자는 Bayan(바얀)이라고 쓰인 곳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가끔 이성(異性)화장실로 들어 가려다 움찔하는 사람들도 있다.

 

 

안탈리아는 터키령 지중해로 이어지는 관문으로 ,고전적인 아름다움과 현대적인 세련미가 어우러진 곳으로 서울과 비슷한 1,100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안탈리아 시계(市界) 안으로 진입하자 잔뜩 찌푸렸던 하늘에서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쏟아진다. 강수량이 적은 터키인들은 축복이 내린다.”고 말한단다. 잠깐 내린 빗물이 도로에 넘치고 인접한 낮은 농작지가 물바다를 이룬다. 1년 내내 온화하고 따뜻한 지중해성 기후지역이라 도로변에 야자수도 보인다. 집집마다 모두 지붕위에 태양열 집열판이 설치되어 있다. 온수사용을 위해서란다. I.C. Airport Hotel 도착시각은 정각 오후 5. 유니폼차림에 여행가방을 끌고 들어오는 항공사 여승무원들이 많이 눈에 띤다. 3층 객실 베란다 유리문을 통해 호텔 뒤쪽을 내려다보니, 녹색 야자수 숲속에 연한 갈색 대리석타일 데크로 둘러싸인 에메랄드 빛깔의 Pool이 신비하고 아름다운 색상의 조화를 이룬다. 저녁식사 후에 늦게 배운 당구 날 새는 줄 모른다.’는 완용이를 위시한 5명이 호텔내 당구장에 들어가 한판 겨루기로 객고(客苦)를 풀었다.

 

 

 

버스가 출발하자 인솔자 유정수씨가 자리에서 일어나 마이크를 꺼내든다. 6개월 만에 잡아본단다. 직장생활을 외국무역업체에서 시작했으나 어려서부터 품었던 세계일주의 꿈을 이루고자 일찌감치 관광회사로 전직(轉職)했고, 크루즈 관광안내까지 겸하여 수교가 안 된 국가를 제외하고는 5대양 6대주 거의 모든 나라를 다녀왔다고 한다. 지난 이른 봄, 불의의 자전거사고로 아킬레스건을 크게 다쳐 6개월간 수술 및 물리치료를 받고 복직하여 첫 번째로 우리팀을 인솔하게 되었다고 한다. 본인 소개에 이어 계절별로 해외관광하기 좋은 곳을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지성과 교양을 겸비한 19년 경력의 여성 전문가이드이다.

 

 

 

 

 

사과나무 농원에 낙과(落果)들이 많이 보인다. 평원이 구릉지대가 되고 다시 고산지대로 바뀐다. 나무들도 포플러, 소나무 등 키가 큰 수목으로 바뀐다. 안탈리아로 남하하는 길은 멀었고 동서로 뻗은 숫소라는 의미의 토루스 산맥(Taurus Mts.)을 넘어야 한다. 산 중턱을 오르다가 차량에 급유도 할 겸 주유소가 있는 휴게소에 들렀다. 물레방아가 있는 가든(garden)형 음식점이 있고 그 옆 계곡가까이 놀이터에는 다양한 어린이 놀이기구가 설치되어 있다. 터키는 석유매장량이 풍부하지만 유류가격이 우리나라보다 높다. 휘발유 가격이 1리터에 한화로 환산하여 2,8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단다. 그 이유는 터키와 그리스간의 영토전쟁 결과 1923724일 로잔느(Lausanne) 조약에서 양국간에 현재와 같은 영토경계가 확정됨과 동시에 터키는 2023년까지 100년간 자국의 석유생산을 안하기로 되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 시리아에서 원유를 수입해 왔으나 양국간 관계 악화로 지금은 러시아로부터 수입하여 정유해서 쓰고 있다.

 

 

버스는 해발 1829m에서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달리기 시작한다. 하늘에 먹구름이 끼고 바람도 거세진다. 도로변 허름한 과일노점상에 잠시 정차하여 총무님과 손경 여사가 바나나, 석류 등을 한보따리씩 산다. 운전기사 라민스씨가 더운물을 끓여 커피믹스를 종이컵에 타서 일일이 따라주고 다시 출발한다. 벌거숭이 바위산 경사면이 잘게 조각조각 갈라져 있다. 그럼에도 그물망이나 또 다른 안전장치 하나 보이지를 않는다. 폭우라도 쏟아지면 원격지 도로위로 낙석들이 와르르 굴러 내릴 게 분명한데, 남의 일 같지가 않다. 구절양장(九折羊腸) 꼬불꼬불한 산길을 운전기사는 능숙한 솜씨로 운전해 내려간다. 트럭운전사였던 부친으로부터 10살 때부터 운전을 배워 36년의 경력을 갖고 있다. 마침내 진행방향이 서쪽으로 바뀌고 좌측으로 에메랄드 빛 지중해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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